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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뀽님 요청작입니다.
*파트를 좀 나눕니다.
"……오소마츠 형이랑 쵸로마츠 형은?"
도란도란한 작은 목소리로 토도마츠는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뗐다. 이치마츠가 소파에 기대는 것처럼 무릎을 안고 있다.
"어라?"
휘, 둘러본 방에 있는 것은 이불 위에 뒹굴고 있는 토도마츠와, 이치마츠의 옆에서 함께 잡지를 보던 쥬시마츠다.
차남은 한동안 객실 생활이라고 엄마가 말하고 있으므로, 옆인 이 방에서 쉬는 것은 장남과 삼남뿐이지만 두 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밤 11시를 지났다. 이제 이불에 들어갈 시각이다. 니트들의 밤은 빠르다.
가끔 술을 마시며 돌아다니고 오전 님은 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날짜가 바뀌기 전에 취침한다.
오늘은 저녁 식사 다음에 목욕탕에 가서 집으로 돌아온 것이 10시 반이 지났기 때문에, 모두 빨리 잠자리를 들기로 했다.
"오소마츠 형은 돌아오자마자 엄마에게 무슨 볼일을 떠맡았겠지"
토도마츠는 몸을 이끌고 이불 위에 앉았다.
장남은 그야말로 구두도 벗기 전에 엄마에게 불려, 일 좀 도와달라고 말했으니까 그런 것이 질색인 삼남 이하는 얼른 이 층의 침실로 뛰어 가버린 것이다.
"쵸로마츠 형은 물 마시고 온다고 해서 내려간 것 같은데……"
"15분 정도 전에……물 마시는 김에 화장실에 간다 해도 늦지 않아?"
스마트폰에 몰입하던 토도마츠가 아련한 기억을 끌어내는데, 이치마츠가 조용히 말했다.
" 돌아오지 않네─?"
쥬시마츠가 와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소마츠 형이 부탁받은 일에 동원되고 있을까?"
"그런 불편한 도움이라면 오소마츠 형의 담당이고, 여기까지 얽혀오잖아?"
확실히 하고 셋이서 얼굴을 마주한다. 귀찮은 냄새 근원인 장남은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전부 동생들에게 떠넘기는 사람이다.
이치마츠가 소리 없이 일어서서 살며시 계단으로 향하는 것을 쥬시마츠와 도도 마츠가 쫓았다. 조용히 계단을 내려가 일 층의 모습을 살폈다.
복도의 불빛이 줄어 어둑해지고 조용했지만, 부엌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인기척도 거기에 쏠려 있다.
"뭔가, 말하고 있어."
큰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 위해 양손으로 입을 가린 쥬시마츠와 어두컴컴한 복도에 조금 움직일 수 있는 토도마츠를 돌아보고, 이치마츠는 어떻게 할래 하고 물었다.
"틈으로 조금 볼까?"
몰래 들여다보고 귀찮을 법한 이야기라면 그대로 방에 돌아가면 된다. 토도마츠의 말에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끄덕이면서, 부엌에 다가섰다.
항상 열려있던 유리 미닫이문이 닫혀있지만 흐린 창 너머, 몇 명의 사람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그러니까 말이지, 어째서 그런 일을 먼저 말해주지 않은 거야! 나도 도울게!"
갑자기 들려온 쵸로마츠의 강한 어조에 세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일인칭이 나(俺)가 된 쯤은 상당히 감정이 흥분된 것이다.
"대체, 어째서야! 오소마츠 형이 계속 카라마츠를 부축하고 있다든지, 어떻게 된 거야? 말했으면 나도 협조했을 텐데!"
쵸로마츠의 말에 이치마츠는 무심코 유리문을 끌었다.
"……무슨 얘기야?"
거기에 있던 것은 어머니와 형 두 사람.
테이블 위에 생수병과 컵, 그리고 약봉지로 보이는 자루가 있다. 싱크대 앞에 서 있는 어머니의 손에는 고무 물베개.
얼굴을 내비친 세 동생의 모습에 쵸로마츠는 가쁜 숨을 내쉬고, 이번에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라마츠, 열나고 있대. 그래서 엄마와 오소마츠 형이 밤 동안 교대로 보살핀다고 했으니까 나도 간호한다고 했었어"
"에, 뭐야 그거! 그럼 나도 도울래!"
"하이하이하이하─이! 나도 나도!"
"……........"
"이치마츠, 조금이라도 말해! 뭐든 좋으니까 엄마와 오소마츠 형을 도와서, 하자고"
아들 네 명의 시선을 받은 마츠요는 옆으로 장남을 올려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니트 1호"
"우에─, 나 흔드는 거 그만두지 않을래? 그래도 뭐─, 응. .……아, 이 녀석들이 카라마츠를 보살피면, 나 자러 가도 되는 거지"
"다음부터는 그렇게 해도 좋지만, 오늘 밤은 감독 정도는 하세요"
카라마츠의 아픈 일이라면 가장 밝은 건 너잖아. 정말, 어머니의 말투에 동생들의 따가운 시선이 일제히 오소마츠에게 향했다.
― ― ― ― 우와, 긁어 부스럼이었다. 귀찮아.
불만뿐인 우울함으로 가득한 네 쌍의 눈을 태연히 뒤돌아본 장남은, 가볍게 어깨를 움츠리고 적당히 조를 편성했다.
"헤이헤이. 그럼 오늘은 감독도 겸하고……아─. 자는 순서대로가 좋을까"
지금부터 2시까지 마츠요의 감독 아래, 한 시간 반씩 쥬시마츠와 쵸로마츠로 교체. 그 후 오소마츠와 마츠요로로 바꾸고 토도마츠, 이치마츠의 순서로. 이런 거로 좋을까? 하는 오소마츠의 지시에 쵸로마츠들도 그걸로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마지막이 된 이치마츠는 조금 불만스럽다.
선발인 쥬시마츠와 어머니를 부엌에 남기고 이 층으로 올라온 오소마츠는 파자마로 갈아입고 이불로 들어가던 것을 저지당하고 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에─, 뭐야 형아 졸린데 하고 입술을 삐죽여도, 세 명은 오니의 형상으로 인왕처럼 우뚝이다.
"간호라니, 뭐야"
지금이라도 뭔가 저지를 듯한 표정으로 이치마츠가 말한다.
"마츠요쨩에게 부탁받았어."
"왜 우리에게 침묵한 거야?"
언제나의 악랄한 귀여움을 저버린 토도마츠가 외친다.
"카라마츠 군이 창피해서 비밀로 하라고 말하잖아"
"그런 거 말─야! 이 쿠소장남! 전혀 귀엽지 않다구!!"
안면 붕괴한 쵸로마츠가 포효했다.
"에에─, 나 착하게 심부름했을 뿐인데, 왜 화를 내는 거야."
오소마츠는 궁시렁거리며 볼을 부풀렸다.
뭐 그들의 마음은 모르는 건 아니다. 오소마츠 자신도 방금 카라마츠 뒤에서 배 속이 팔팔 끓어오른 생각을 한 탓이다.
하지만 카라마츠를 제대로 부상자로 걱정하지 않은 것은 동생들에게, 이것만은 오소마츠가 말했을 때 어쩔 수 없었다.
병원에서 돌아온 끔찍한 모습의 카라마츠에게 모두 역시 넘었다고 사과했지만, 그다음은 짐작하던 대응이었다.
마츠노가 조직의 최하층의 워스트는 허세가 아니다. 물론 동생들은 부상자로 다룰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에게서 보면 그것은 전혀 안 된 배려로, 가까스로 급제점을 얻은 것이 아들 한 명이었다는 말이다.
형제간의 마운팅에도 동일한 말다툼에도 부모님은 기본적으로 간섭하지 않지만, 부상자를 상대로 추격하는 것을 마츠요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다. 입으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설교에 들어가지만, 설명할 뿐 낭비라고 생각하면 어머니 권한을 발동해서 무리하게 거리를 둔다.
성깔이 있어 육둥이를 평등하게 다루어 온 위대한 어머니는, 그 근처의 판별은 매우 엄격하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일단 합격을 받은 장남은 간호에 동원되어, 불합격한 삼남 이하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했다.
오늘에야 인식을 고친 동생들이 그동안의 이것저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까지 보이지 못한 부분을 오픈하면 상당한 불만을 터뜨릴 일도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알지 못한 자신들을 원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신경 쓸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서는 것도 앉기도 쉽지 않은 상태의 성인 남자를 여자의 힘으로 움직일 수 없고, 궂은일은 다른 누군가가 맡고 있다고 조금 생각하면 알아들었을 거다.
물어보면 가르쳐줬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도 묻지 않았다. 그래서 오소마츠도 가만히 있었다. 카라마츠의 희망대로.
무엇보다 오소마츠에게는 카라마츠를 독점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다. 왜 친절하게 일러주어야 할까?
차남 옆에는 대개 동생 중 누군가가 버티고 있다. 마츠노가 조직의 최하층에 위치하면서도 둘째 형으로서 제대로 인정을 받고 따른다.
오히려 방약무인한 오소마츠보다 너그럽고 인자한 태도의 카라마츠가 아주 솔직하게 사랑받는 것이다. 이타이 언행한 것 때문에 취급은 그거지만.
그리고 자신에게는 네 명의 남동생이 있다고 형 행세를 해서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에 좀처럼 응석받이가 되지 않는다. 상담은 한다. 의지해주지만 어리광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번은 마츠요의 말을 호랑이의 힘을 빌리고 빌려서 꾸며대고, 제멋대로 카라마츠가 응석 부리게 했다. 마침내, 약간은 응석 부리게 되었다.
그 유괴 사건에서 두 달 정도. 오소마츠에게서 보면 굉장히 충실한 간호 라이프였지만, 동생들의 참전으로 즐거운 시간은 급감할 것.
― ― ― ― 응? 유─감.
내심 섭섭하게 생각하면서도 여기서는 동생들의 개입을 꺼리면 압박을 당할 걸 알고 있으니, 그 근처는 내색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탓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 태도로 일관한다.
대치하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곧 동생들은 각각에 불만을 삼키고 이불에 숨어들었다.
오소마츠도 아이고 하면서 숨을 토하고 누웠다.
독점은 안 되겠지만 눈과 손발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카라마츠의 통원과 외출은 마츠요나 오소마츠가 동행해서 아무 일도 없었지만, 혼자서 나다니자마자 이번 트러블이 일어났다.
쥬시마츠의 지인으로부터 정보도 있다. 그가 저렇게 연락을 보내올 정도면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 당분간 혼자 다니는 것은 절대 두지 않는다.
내일부터는 동생 중 누군가가 카라마츠에게 사시사철 딱 붙어있을 테니까, 그 근처는 문제없지만.
당장 걱정스러운 것은 발열이다.
피로한 열은 해열제가 듣기 어렵고, 짧은 시간 안에 떨어지거나 오르기를 반복해서 체력을 빼앗는다. 어쨌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 외에 별다른 대처법도 없지만, 본인은 쓸데없이 고통에 강하고 매우 둔감하다는 이중 고난을 짊어진 것 때문인지 조금도 얌전하지 않다.
된다면 내일 하루는 이불 속에 처박아 두고 싶다.
쉬라고 오소마츠가 말해도 따르지 않을 테니,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주위에 둬서 진정시키자. 형에게는 소금 대응하면서 동생에게는 완전히 무른 카라마츠이다. 그들에게 눈물을 글썽일 뿐 조용해질 게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 쓰자고 생각하고 오소마츠는 눈을 감았다.
새벽 세 시 반.
귓가에서 이름을 불려 이치마츠가 살짝 눈을 뜨면 토도마츠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치마츠 형, 교체 시간이야."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고 얇은 어둠 속에 쵸로마츠와 쥬시마츠의 머리가 이불에서 나와 있다. 선발조는 이제 역할을 마치고 완전히 꿈속 같다.
낮은 토도마츠의 목소리에 재촉되어 졸린 눈을 부릅뜨며 상체를 일으키자 입구에 선 그림자가 보였다.
" 따뜻할 때 내려가자"
어둠을 마다할 막냇동생을 보살피고 온 것 같은 오소마츠가, 이치마츠에게 말을 걸어 방을 빠져나간다.
"... 어땠어?"
"응, 쵸로마츠 형이 있었을 때 열은 꽤 높은 것 같은데, 내가 있었을 때는 낮아졌어."
이불에 기어들어 간 동생에게 눈치를 주면 딱히 아무것도 없었다고 대답이 돌아왔다. 카라마츠 형이 천천히 쉴 수 있는 것이 제일이지만, 좀 지루했는지도 토도마츠는 작은 어깨를 움츠렸다.
"그래.…… 갈게. 잘 자"
"응, 잘 자"
이치마츠는 짧은 겉옷을 입고 응접실로 향했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문을 열면 조명이 옅은 방에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발밑에 앉아 있었다. 주변에는 전기난로가 놓여서 그 빛이 얇은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요, 수고해. 뭐, 적당히 앉아,"
해서 이치마츠는 오소마츠와 난로를 낀 반대편 벽에서 무릎을 끌어안았다. 오소마츠가 더 가까이 앉으면 좋겠는데 하고 한숨 쉬며 웃고 난로를 이치마츠 쪽으로 돌렸다.
"..... 가까운 곳에 인기척이 있으면 자기 힘드니까"
"이 녀석 거기까지 섬세하지 않잖아. 하긴 이대로 아무 일도 없이 아침이 됐으면 좋겠는데……"
난로의 빛은 방 전체를 비출 정도로 밝지 않다. 두 사람이 앉은 자리에선 카라마츠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저 차분한 숨소리는 느껴진다.
느긋하게 쉴 수 있을 거라고, 이치마츠는 아주 조금 안심하고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옆의 인기척이 움직여 방 불이 켜졌다. 이치마츠는 문득 얼굴을 올린다.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본 오소마츠의 등이 긴장하고 있어서, 이치마츠도 허리를 띄웠다.
"…………어……"
시선의 끝에서는 방금까지 태평하게 쉬고 있을 카라마츠가, 하아하아 하면서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붉힌 뺨에 찡그린 눈썹. 이마에는 땀이 배어 있다.
상태의 급변을 따라가지 못한 채, 이치마츠는 부랴부랴 형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 재 줘"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에게 체온계를 맡기고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냉장고를 여는 소리와 딸랑이와 얼음의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이치마츠는 시키는 대로 열을 재고, 표시된 숫자에 기겁한다. 그것은 이미 38도를 넘어섰다. 겨우 십여 분에 여기까지 오르는 것인가.
돌아온 오소마츠는 동생의 손을 들여다보고 가벼운 한숨을 토했다.
"열, 어때? 앗챠─…… 꽤 많이 올랐구나"
하면서 카라마츠의 목덜미에 수건으로 싼 얼음 주머니를 대고, 이마에 새로운 냉각 시트를 붙인다. 척척 대처하는 형의 움직임을 이치마츠는 그저 멍하니 시선으로 쫓는다.
"……어, 어째서"
아까까지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자고 있었을 텐데.
" 이러니까, 눈을 못 떼는 거야─"
머리맡의 세면기의 물을 바꾸거나 생수병을 가져오거나 움직인 오소마츠가 이치마츠의 옆에 털썩 앉다.
"오소마츠 형……"
"그리고 십오분 뒤에, 한 번 더 열을 재자. 그래서 더 올라가는 것 같으면 해열제 먹일 테니까"
"이게 뭐야……아까까지, 바보처럼 몰아서 자고 있잖아……"
"피곤하면 열 내니까, 이 녀석. 다치기 전에는 일이 년에 한번 있는지 없는 지였지만, 지금은 체력 떨어졌네─. 뭐어, 자주. 그래서, 이것은 감기나 열과 달리 짧은 시간에 오르거나 내리거나를 반복하는 거야. 서툴게 한 시간 단위로 보통 체온과 고열을 오가거든."
책상다리의 다리에 팔꿈치를 세워 턱을 묻은 오소마츠가 한숨을 쉬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잠든 끝에 열이 떨어져도 안심 못 하고, 밤새 붙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십오분 정도 지나서 다시 열을 재면 더 높아져 있었다.
"이치마츠, 여기에 물 넣어줘"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에게 페트병의 물과 필터를 건네고, 카라마츠의 어깨를 쓰다듬듯 두드리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치마츠는 두 사람을 옆에 물을 부어 끝나자 약봉지에서 포장 시트를 꺼냈다. 표시를 확인하고 시트를 벗기다.
"카라마츠, 카라마츠"
"― ― ― ― 소, 마츠?"
"잠깐 일어날 수 있어? 약, 먹자. 열 너무 올라갔어."
"…………응……"
오소마츠에게 힘입어 카라마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치마츠가 내민 필터와 이미 준비된 알약에 오소마츠가 눈치가 빠르다고 웃는다.
"자자, 카라마츠"
카라마츠는 입술에 닿은 알약을 머금고, 물을 마셨다. 가볍게 목이 움직인 뒤에도 좀 더 물을 마시게 둔 오소마츠는 필터를 떼지 않고 기울였다.
작게 삼키는 소리가 조용한 방에 울린다.
절반 정도 물이 줄어든 즈음에서 카라마츠가 고개를 저었다.
"이제 필요 없어?"
"........"
작게 흔들리는 머리.
필터를 발밑에 두려는 오소마츠에게 이치마츠가 손가락을 펴고, 방해되지 않는 장소로 피했다. 쌩큐, 감사받은 이치마츠는 별로 하고 눈을 감았다.
"카라마츠, 깨워서 미안해. 더 쉬어도 괜찮아."
"........야……"
눕히는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가 맞서며 고개를 저었다. 오른팔이 꾸욱하고 도와 왼손이 서투르게 잠옷을 잡고 있다.
오소마츠, 오소마츠 하고 아이 같은 목소리가 가냘프게 쏟아졌다.
"오우─. 왜 그래, 카라마츠? 형아는 여기에 있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우─. .…………언제까지, 야........"
"어디에도 안─가. 모두도 함께라구. 괜찮다니까"
오소마츠의 등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장남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차남의 얼굴은 이치마츠에게는 보이지는 않는다.
버리지 않는 거지하는 카라마츠의 목소리와 오소마츠의 어르는 듯한 속삭임.
우물쭈물 훌쩍거리며 어정쩡하게 묻는 차남의 말에 장남은 하나하나 열심히 대답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대단한 시간이 아니었을지. 하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형의 등을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이치마츠에게는 몹시 길게 느껴졌다.
어정쩡한 자세로 카라마츠를 꼼짝 못 하게 껴안던 오소마츠의 몸이 천천히 기울고, 힘 빠진 몸을 이불 위에 뉘었다. 덧옷을 올리고 비틀어진 얼음 주머니를 목 둘레에 대 고쳤다.
그 뒤에도 이치마츠는 오소마츠가 말하는 대로 물베개를 고치거나 땀을 닦아내는 동안 시간은 많이 지난 듯, 가벼운 발소리와 함께 활짝 열린 문으로 엄마가 얼굴을 살짝 내비쳤다.
조금 일찍이지만 아침 식사와 아버지의 도시락 준비로 일어나서 온 것이다.
이불에 들어간 것은 쥬시마츠와 쵸로마츠의 간호의 감독을 마친 2시가 넘어서겠지만, 부지런한 어머니는 수면 부족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녕, 니트들. 카라마츠의 상태는 어때?"
"아─. 아까 좀 열이 올라버렸어."
졸음의 자락 없는 개운하게 맑은 시선을 안경 너머로 보내온 마츠요에게 오소마츠가 일어섰다.
카라마츠의 병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말을 멀리 들으면서, 이치마츠는 아직 붉은색이 남은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괴로운 듯이 미간에 졌던 주름도 상당히 풀어지고 호흡도 안정됐다.
아까 열을 잰 때보다 8도 정도 낮아졌으니까 좀 더 편안해졌을까. 해열제가 들었는지 목과 겨드랑이를 식힌 것이 효과적이었는지 모르지만, 아픔이 누그러진 거면 좋았다고 이치마츠는 안심했다.
"이치마츠, 다음은 아침을 준비한 뒤에 엄마가 보살피겠지만, 잘래?"
지금은 새벽 5시 반이 지난 때다. 평소라면 아직 잠자는 시간. 오늘은 밤중에 일어났고 자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오소마츠에게 이치마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 괜찮아. 좀 더 여기에 있을게………… 열, 내릴 때까지 "
"그렇구나. 그럼, 부탁해. 나는 역시 졸려서. 잠깐 자야겠어."
통,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은 오소마츠는 객실을 빠져나갔다. 마츠요도 뭔가 있으면 말하렴 하고 말하고 부엌으로 향한다.
이치마츠는 멀어지는 두 개의 발소리를 들으며, 세운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꽉 죄어 가슴이 쥐어짜는 것처럼 아파서 어쩔 수 없다.
장남의 등에 매달리던 팔. 미덥지 못한 목소리. 제멋대로.
계속 보고 싶었던 것을 아마 그때 보았다. 카라마츠의 본연의 말. 진심의 소원.
둘째 형의 재량적인 믿음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의 안쪽을 계속 보고 싶었다. 이타이하고 짜증 나서 어쩔 수 없는 그것도 카라마츠라고 제대로 알고 있었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다른 것이다.
― ― ― ―하지만 저런 건, 나는 모른다.
교활해 교활해 하고 가슴 속이 웅성거린다. 아이처럼 우는 카라마츠를 끌어안고 어르던, 오소마츠의 익숙한 대응.
― ― ― ― 그렇게 쓸쓸한 목소리를 하면서, 네가 의지하는 것은 한 명 뿐인가.
객실의 얇은 커튼 너머, 새벽 냉기가 파고든다. 난로를 켜둬도 가장 위축되는 시간대다. 얼 정도는 아니지만 왠지 서운하게 하는 쌀쌀함이다.
어딘가 서늘한 긴장 속에서, 심하게 어설픈 꼴이 되어버린 두 번째 형의 얼굴을 이치마츠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허둥대는 이야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생각보다 길었는데 뭔가 어둑한 밤에 난로피우는 느낌? 그런 느낌이 좋아서 자르면 안되겠다 싶어서 쭈욱 번역했습니다.
앞으로 2화 남았습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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